1998. 10. 6 『조선일보』


조선왕조실록 원문 CD롬 작업중…이해-검색 쉽게


이선민 기자  smlee@chosun.com

입력: 1998.10.06


  내년 3월 1차분 완성을 목표로, 조선시대 5백년 역사를 담은 조선왕조실록 원문이 뉴미디어시대 첨단 매체 CD-ROM에 담기고 있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조선왕조실록 영인본 48책을 CD-ROM에 담는 작업은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원순)와 서울시스템(회장 이웅근)이 공동으로 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실록 원문을 입력하고 해독에 도움이 되는 부호를 다는 표점 작업을 한다. 실록 국역본 CD-ROM을 냈던 서울시스템 한국학데이타베이스연구소(소장 김현)는 이를 CD-ROM으로 만든다.

  실록 원문 CD-ROM에서 가장 큰 특징은 16개 부호를 통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쉼표,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를 이용해 문장 구조를 밝히고 인명, 지명, 서명, 관직명을 표시한다.인용문은 1차,2차, 3차로 구분했고, 문장간 대등-종속 관계, 탈락된 글자 보충이나 교감도 표시하고 있다. 인명은 녹색, 지명은 하늘색, 서명은 분홍색, 연호는 갈색 식으로,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해 문맥이 한 눈에 드러나게 한다.

  또 하나 장점은 철저한 색인기능. 실록 국역본 CD-ROM도 색인할 수 있지만 한단어 번역이 여럿이어서 한계를 지녔다. 이에 비해 실록 원본 CD-ROM은 6천만자에 이르는 원문 모든 글자와 어휘를 검색하고 통계처리할 수 있다.

  실록 원문 CD-ROM은 내년 3월 태조∼세조실록을 담은 1차분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내년말까지 국사편찬위원회의 표점 작업이 끝나면 이를 몇 차례에 나누어 CD-ROM에 담게 되며 이와 동시에 인터넷에도 같은 내용을 띄울 계획이다.

  표점과 CD-ROM 제작은 전문연구자만이 이용하던 조선왕조실록 원문에 접근하는 길을 크게 넓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윈도98이 중국 한국 일본 대만, 4개국이 사용하는 한자 코드를 표준화했기 때문에 이들 나라에서 조선왕조실록 이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본 CD-ROM과 국역본 CD-ROM을 대조해 조선왕조실록 용어 사전도 만들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실록 이용 범위도 크게 늘어난다.

  이원순 국사편찬위원장은 "조선왕조실록 원문 CD-ROM은 영인, 번역에 이어 실록 활용사에 새로운 전기를 열 것"이라며 "벌써부터 해외 한국학 연구자로부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